중국 무역이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부양 외에 대안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수출이 지난달 연율로 6.9% 줄어 4개월째 위축됐으며, 수입도 원자재 부문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12개월째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지난달 수입은 연율로 18.8% 감소했다.

지난달 무역흑자는 수입의 대폭적인 감소에 힘입어 기록적인 3천932억 위안(70조 7천억 원)에 달했다.

반면에 소매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중산층 확대 탓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11일의 이른바 '독신자의 날'에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특수가 기대되지만 중국 경제의 견인차인 중공업 부진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홍콩 소재 루이스 쿠이즈 아시아 경제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10월 무역 통계는 내수 촉진 압박을 가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이즈는 "그 대책은 위안화 절하보다는, 내수 수요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또 산업 부문 디플레 지속과 소비자 인플레 둔화도 예상된다면서, 이것은 인민은행의 적극적인 추가 완화를 압박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1.5%로 둔화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IHS 글로벌의 싱가포르 소재 라지브 비스워스 아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 수출이 계속 구조적 맞바람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의 성장 둔화를 뒷받침하는 지표가 이어짐으로써, 중국 지도부가 추가 통화 정책을 가동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비스워스는 "(중국 지도부가) 내년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추가 재정 수단도 동원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골드만 삭스도 8일 낸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이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인민은행이 '뉴 노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수요가 장기적으로 위축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시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의 최신 전문가 조사는 중국의 성장이 지난 3분기 연율로 6.9%에 그친 데 이어 현 분기에도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중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치를 지난 7월의 3.3%와 3.8%에서 지난달에 3.1%와 3.6%로 모두 내렸음을 블룸버그는 상기시켰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지난해 11월 이후 모두 6차례 금리를 내렸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경기 부양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중국의 재정 적자폭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중앙정부 채무도 심각하지 않다고 전했다.

주요 은행의 지급준비율(RRR)도 17.5%로, 추가 하향 조정 여력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또 10월의 기록적인 무역 흑자 등에 힘입어 보유 외환이 지난달 3조 5천300억 달러로 200억 달러 증가한 점도 상기시켰다.

ANZ 은행의 홍콩 소재 류리강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대규모 무역 흑자는 자본 이탈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라면서 "이는 위안화 절하 기대감을 견제하는 효과도 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