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몰리는 물류창고] 층별로 진입로 설치…화물 트럭 쉽게 오간다
최근 새로 지어지는 물류창고는 단순히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예전의 창고와 개념 자체가 다르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4~5층으로 지어지는 물류센터는 지형을 이용하거나 진입로를 따로 설치해 화물차가 층별로 들어갈 수 있다. 위층의 화물을 지상으로 옮기는 과정 등을 생략할 수 있게 했다. 회의실이나 샤워실, 뷔페식 식당 등을 갖춘 곳도 생기고 있다. 화물을 보관·하역·배송하는 공간에서 한 걸음 나아가 물류업무 및 부대시설을 함께 갖춘 복합 비즈니스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이나 기관투자가들은 요즘 연면적(각층 면적의 합계) 3만㎡ 이상의 대형 물류창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주가 여러 곳에 흩어진 화물을 한 곳에 모아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교통 요지의 3만㎡ 이상 물류센터는 투자하려고 해도 물건 찾기가 쉽지 않다고 자산관리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완공도 안 된 물류센터를 경쟁적으로 사들이는 사례가 잇따르는 이유다. 부동산 자산관리업체 젠스타의 박상준 리서치팀장은 “연면적 1만~3만㎡ 규모 물류창고는 물류기업이나 택배회사 등의 임차 수요가 줄을 잇지만 규모가 작고 낡은 창고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로 남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창고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물류는 기업이 자사의 화물을 직접 처리하는 1자물류, 자회사나 계열사에 맡기는 2자물류, 물류 서비스 전체 및 일부를 전문기업에 맡기는 3자물류로 나뉜다. 최근 3자물류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면서 임대 물류창고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력 투자자도 바뀌고 있다. 10여년 전 국내에서 물류창고를 매입하기 시작한 것은 미국 프로로지스, 싱가포르 메이플트리 등 외국 부동산 투자회사들이었다. 2008년 금융위기 뒤 손바뀜이 일어났지만 여전히 굿맨, 도이치뱅크, 모건스탠리 등 외국 기관투자가가 중심에 있었다. 최근 들어 자산운용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