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뛰어난 수익 창출 능력을 보이며 기대 이상의 3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이들 기업이 달러화 강세 역풍을 이겨내고 양호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3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강달러 파고 넘은 미국 IT기업] 클라우드가 아마존·MS에 '돈벼락'…구글, 모바일 매출 급증
캐시카우로 부상한 클라우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22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한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다. 투자분석가들이 매출 감소와 함께 아마존의 적자를 예상했지만 7900만달러(주당 0.17센트)의 순이익을 올렸다.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23% 급증한 253억달러를 달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실적 발표로 아마존이 매출은 빠르게 증가하지만 돈은 벌지 못한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걷어냈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매출과 순이익 증가는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 서비스’가 이끌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급증한 20억달러에 달했고, 사용자만 1만명이 증가하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FT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올 들어 3분기까지 550억달러에 달했다며 구글, MS 등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지만 내년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MS의 깜짝 실적을 이끈 것도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이다. 회사 전체로는 매출이 12% 감소했지만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사업부문의 매출은 5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 증가한 24억달러를 기록했다.

CNN머니는 윈도와 오피스 등 PC시장에 의존하던 소프트웨어가 MS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담당하던 시절은 지났다며 현재 모바일과 클라우드 서비스 위주인 MS 사업구조는 불과 수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MS 주가는 실적 발표 후 51달러까지 급등하며 최근 15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IBM 등 전통 IT서비스 기업 퇴조

지난 8월 지주회사체제로 변신하면서 등록기업 이름을 알파벳으로 변경한 구글도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해 월가 투자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세계 검색엔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은 사이트 클릭 수가 35% 늘고, 온라인과 모바일 광고 매출이 19%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이 14%, 순이익이 15% 증가했다. 달러 강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제외하면 매출 증가율이 21%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구글이 유튜브, 구글서치, 구글맵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바탕으로 광고시장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은 이날 700억달러의 보유현금 중 51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혀 주가가 실적 발표 후 10% 급등한 744달러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과 아마존, MS의 약진은 IBM, 휴렛팩커드(HP), EMC, 오라클 등 전통적인 IT서비스 강자들이 새로운 모멘텀을 찾지 못해 고전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IBM의 3분기 매출은 19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들며 14분기 연속 감소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이날 ‘깜짝 실적’도 올해 순이익 전망을 최대 12% 하향조정하면서 주가가 17년래 최저 수준으로 폭락한 월마트와 대비되고 있다. 아마존은 3분기 달러화 강세로 해외판매가 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미국 내 매출이 급증하면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WSJ는 연말 쇼핑시즌에 들어가는 4분기에는 아마존의 온라인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