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대신 '물류' 키우는 LG상사
LG상사가 자원개발 비중을 줄이는 대신 물류를 주력사업으로 키운다. 기존 무역 중심 회사에서 2000년대 후반 자원개발 전문 상사로 모습을 바꿨지만 자원값 급락 등 대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전략을 다시 수정한 것이다. 최근 물류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18일 LG그룹에 따르면 LG상사는 자회사 범한판토스를 통해 LG전자의 물류 자회사인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하이로지스틱스는 LG전자의 국내 물류를 담당해온 곳으로 LG상사가 올 들어 인수한 세 번째 물류회사다. LG상사는 지난 5월 동아원그룹에서 당진탱크터미널을 사들였으며, 같은 달 LG가(家) 방계인 조원희 회장과 구본호 씨부로터 범한판토스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LG상사-범한판토스(자회사)-하이로지스틱스(손자회사)의 구조가 완성됐다.

LG상사의 이 같은 조치는 현재 주력사업인 자원개발로는 장기적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LG상사는 2000년대 후반 ‘자원개발 전문 상사’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기존의 단순 트레이딩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석유, 석탄값이 급락해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1720억원) 대비 10% 이상 떨어질 전망이다. 자원값이 하락하면 오히려 득이 되는 발전 사업으로 영토를 넓히고는 있지만 가격이 수시로 등락하는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게 기본적인 판단이다.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물류다. 범한판토스의 해외 네트워크, 하이로지스틱스의 국내 물류기능을 합해 시너지를 내고 더불어 당진터미널을 각종 자원 수입의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