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처럼 0.125%P 올리고, 필요하면 내달 추가 인상이 바람직"
"이번 주 인상은 큰 실수" 경고도 이어져…CEO 경기 전망 악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6일(이하 현지시간) 시작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지에 대한 관측이 막판까지 엇갈리는 상황에서 '소폭 인상' 제의가 월가에서 잇따라 나와 관심을 끈다.

이런 제의는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 '실수'라는 경고와도 겹쳐, 연준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15일 ING 뱅크, 유니크레디트 및 VTB 캐피털 이코노미스트들이 잇따라 금리 소폭 인상을 제의했다고 보도했다.

ING 보고서는 "(금리 소폭 인상이) 이례적이며 놀랄만한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난 8년여 동안 비통상적인 통화 정책이 실행됐음을 고려할 때 비정상이 규범이 됐다"고 지적했다.

VTB의 런던 소재 닐 맥키넌 글로벌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연방기금 금리를 이번에 0.125%포인트 인상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내달 FOMC에서 추가 인상할 수 있음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시사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1986년 12월 금리를 0.125%포인트 올렸음을 상기시켰다.

유니크레디트의 에릭 닐슨 이코노미스트도 블룸버그에 "(연준이) 9월을 넘기면, 시장이 더욱 요동칠 위험이 있다"면서, 따라서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나 같으면 이번에 10∼15베이시스포인트(1bp=0.01%)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키넌은 연준이 우선 소폭 인상하고서 금융시장 반응을 분석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내달 28일의 차기 FOMC에서 "정상적"으로 25bp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소재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기 레바스 대표는 블룸버그에 연준이 이번에 소폭 인상할 확률을 40%로 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소폭 인상을 통해 시장 소요를 최소화하면서, 그간 약속해온 신중한 기조도 재확인시키는 다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맥키넌은 "금리 여건이 2007년 이후 판이해졌다"고 강조했다.

연준에 대한 금리 소폭 인상 제의는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기 전망이 악화한 것과도 때를 같이한다.

미국 재계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이 15일 공개한 최신 CEO 경기전망 지수는 74.1로, 지난 분기 조사 때의 81.3에서 하락했다.

이번 수치는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장기 평균치 80.4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BR 의장인 랜달 스테픈슨 AT&T CEO는 블룸버그에 "지수 하락은 재계의 미국 단기 성장 전망이 전보다 어두워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2%는 '앞으로 6개월 고용을 줄일 것'이라고 밝혀, 지난번 조사 때의 26%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5∼26일 이뤄진 조사에 141명의 CEO가 응답했다고 밝혔다.

BR 산하 대기업의 매출은 합쳐서 7조 2천억 달러이며, 모두 약 1천600만 명이 고용돼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미국 증시의 25%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 실수라는 경고도 막판까지 이어졌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의 데이비드 우는 블룸버그는 자사 애널리스트 간에도 전망이 엇갈린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올리면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이제는 15%에 불과하다"라면서, 따라서 "(훨씬 비중이 큰) 다른 지역(의 상황)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연준이 처한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에서 2010∼2012년 당시의 벤 버냉키 의장과 옐런 부의장 특별 보좌관을 지낸 경제학자 앤드루 레빈도 15일 회견에서 관련 지표가 어떻게 나오든지에 관계없이 "(연준이 금리 인상 조건의 하나로 강조해온) 완전 고용이 달성되려면 약 2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지금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심각한 잘못"이라고 레빈은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