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와 비철금속업계에 어린이 주식 부자가 늘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31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현황에 7명의 미성년자를 추가했다. 이들은 대부분 최창걸 명예회장과 최창영 명예회장의 3세로, 최기호 영풍그룹 창업주의 4세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세계 최대 아연 생산업체다.

최창영 명예회장의 외손자 이모군(10)은 5451주를, 외손녀 이모양(6)은 1047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창영 명예회장의 손녀 최모양(11)과 또 다른 최모양(9)은 각각 1027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창걸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최윤범 부사장의 아들 최모군(6)은 1736주, 최창걸 명예회장의 손녀 최모양(5)은 1240주를 보유 중이다. 나이가 가장 어린 손자 최모군(2) 역시 1021주를 보유하고 있다.

강관·특수강 전문 철강업체인 세아그룹 오너 일가도 지난달 미성년자 자녀에게 수억원대 주식을 잇따라 증여했다. 고(故) 이운형 전 회장의 딸인 알렉시스 제니퍼 리 씨는 지난달 10일 두 아들에게 보통주 4300주씩을 증여했다. 이들은 2005년, 2012년생 미성년자다. 이들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각각 3억원가량이다. 고 이 전 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전무도 아들 이모군에게 지난달 초 장내매수 등을 통해 주식 1500주를 증여했다. 이군은 2014년생이다. 앞서 2007년에는 이순형 회장의 아들 이주성 전무가 생후 50일 된 아들에게 세아홀딩스 주식 1010주를 증여하며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명단에 올렸다.

업계에서는 오너 일가가 미성년자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것에 대해 주가가 낮을 때 미리 증여해 증여세를 아끼는 차원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 3세는 어차피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분을 넘겨받아야 하는데 주가 하락기에는 지분을 싸게 매입하고 그만큼 세금도 덜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