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 M&A효과 '톡톡'…철강 3위 굳혔다
세아그룹이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철강업계 3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그룹 전체로 7조92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업계 3위인 동국제강(6조685억원)을 제친 데 이어 올 들어 인수합병(M&A) 효과까지 누리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세아베스틸은 올초 포스코특수강을 품에 안으며 분기 영업이익을 500억원대에서 800억원대로 키웠다.

◆‘형제 경영’에서 ‘사촌 경영’으로

세아그룹은 1960년 부산에서 작은 파이프 회사로 시작해 국내 강관(파이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철강소재 전문기업이다. 출범 첫해 1800만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7조9226억원(영업이익 5398억원)으로 늘었다.

계열사는 국내외 40여개, 해외 10개국에 진출해 있다. 소구경 철 강관으로 시작한 생산품목도 탄소 강관에서 티타늄 튜브, 유정용 강관, 산업용 특수강 소재로 늘어났다. 재계에서는 세아그룹의 성장에 대해 강관과 특수강 분야에만 집중한 것과 세아그룹 특유의 가족 경영 덕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20여년간 ‘형제 경영’으로 유명했다. 이운형 전 회장과 동생 이순형 회장은 1995년부터 회장-부회장 체제를 유지했다. 2013년 이운형 회장이 해외 출장 중 심장마비로 돌연 별세, 이순형 회장이 회장직을 승계했다.

이후 세아그룹은 적극적인 M&A에 나섰다. 세아그룹이 M&A에 나선 것은 2003년 기아특수강을 사들인 후 10여년 만이었다. 지난해 이탈리아 강관업체 이녹스텍에 이어 올초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도 인수했다.

창업주 3세도 올 들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운형·순형 회장의 장남이 회사 경영 핵심 인물로 떠오르며 ‘형제 경영’이 ‘사촌 경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고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와 이순형 회장의 장남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는 각각 포스코특수강과 이녹스텍 M&A를 주도했다.

◆“강관·특수강 한우물만 판다”

세아그룹은 현재 모기업인 세아제강과 지주회사인 세아홀딩스가 양대 축이다. 세아제강은 국내 강관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세아창원특수강도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아그룹이 반세기 넘게 강관과 특수강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 철강 불황기를 버틴 비결이라고 보고 있다. 창원강업(현 세아특수강), 삼미금속(현 세아메탈), 기아특수강(현 세아베스틸), 미국 PPA(현 세아스틸아메리카), 이녹스텍 등 세아그룹의 M&A 일지에서도 이 같은 철학이 드러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은 다른 철강업체가 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고급강 개발로 돌아서던 철강 호황기에도 묵묵히 강관과 특수강에만 집중했다”며 “다들 ‘싸구려 제품이라 돈이 안 된다’고 하던 강관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게 성공의 열쇠가 됐다”고 말했다.

신규 투자 계획도 속속 내놓고 있다. 세아특수강은 최근 포스코와 합작한 태국 법인에 내년까지 총 24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세아베스틸은 올 하반기 경남 창원에 1000억원 규모의 스테인리스 무계목 강관 공장을 착공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