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그리스] 차칼로토스 신임 그리스 재무장관은…시리자 경제정책의 두뇌
6일(현지시간) 그리스 새 재무장관에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외무차관(사진)이 취임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전 재무장관보다 온건한 성향이라 채권단과 틀어진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두 사람의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시각차가 크지 않아 협상이 갑자기 진전될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다. 차칼로토스는 지난 4월 채권단의 요구로 강경파인 바루파키스 전 장관이 협상테이블에서 빠지면서부터 구제금융 협상팀 대표를 맡았다.

차칼로토스 신임 장관은 1960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다. 영국 런던의 명문사립대인 세인트폴학교를 졸업하고 서식스대와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켄트대에서 잠시 강의한 뒤 그리스로 건너가 아테네 경제기업대를 거쳐 2010년 아테네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다. 그의 부인은 영국인 경제학자다.

그는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의 오랜 당원이다. 2012년 총선에서 시리자 후보로 출마해 의회에 입성했다. ‘시리자 경제정책의 두뇌’라 불리며 시리자가 야당이던 시절 그림자 내각(집권에 대비해 미리 구성한 내각)에서 재무장관을 맡았다. 그러나 올 1월 시리자가 집권했을 때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게임이론가이자 전 대학교수인 바루파키스를 깜짝 기용하면서 잠시 밀려났다.

그는 이날 해진 청바지에 낡은 배낭을 멘 수수한 차림으로 취임식장에 나타났다. 오토바이를 즐겨 타고 각국 재무장관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가죽점퍼를 입었던 바루파키스와는 다른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차칼로토스 장관 지명이 그리스 정책에 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협상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