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위비(WiBee) 모바일 대출상품이 연 6~10%대 중(中)금리 대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류 제출 없이 최대 1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으로 하루 평균 10억원가량의 대출 신청이 몰리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대출잔액이 120억원을 넘겼다. 금융권에선 위비 모바일대출을 시작으로 은행들이 중금리시장에 뛰어들면 저축은행이나 카드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중금리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앱에서 받는 중금리 대출…우리은행 '위비대출' 인기
○중금리시장의 ‘위비 돌풍’

위비 모바일대출은 우리은행이 지난달 26일 시작한 모바일전문은행서비스인 위비뱅크(WiBee Bank)의 영업 모델 중 하나다. 스마트폰을 통해 별도 서류 제출이나 신용등급 심사 없이 간편하게 최대 1000만원까지 신용대출해준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서비스 첫날 720만원이던 위비 모바일대출 실적은 한 달 만인 지난달 25일 100억원을 넘은 데 이어 1일 기준 120억원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10억원 이상의 대출 신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 모바일대출의 금리는 연 5.95~9.75%로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간편한 대출 절차 덕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스마트폰에 위비뱅크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은행 영업점에 들르지 않고 대출받을 수 있다.

본인 확인은 공인인증서와 휴대폰 사진촬영으로 가능하다.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타행 공인인증서로도 대출받을 수 있다. 대출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야 10분을 넘지 않는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신용등급이 높은 젊은 직장인들이 위비 모바일대출에 몰리고 있다는 게 우리은행의 분석이다.

○새 고객이 전체의 30%

우리은행은 위비 모바일대출이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위비 모바일대출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신용등급 1~5등급이 70%이고, 6~7등급은 30% 정도로 우량 신용자가 더 많이 몰렸다는 점에서다. 또 전체 대출자 가운데 30%가 다른 은행이나 2금융권 주거래 고객으로 분석됐다. 새 고객을 끌어들였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이에 따라 내년부터 위비모바일 대출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SGI서울보증과 협약을 맺고 2500억원까지 대출액 전부를 보증받았지만 내년 이후엔 대출 노하우를 축적한 만큼 추가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위비모바일 대출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다른 은행은 아직 중금리 대출 출시를 망설이고 있다. 신용등급 1~5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달리 중금리 대출은 6등급 이상이 타깃인데, 이들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데이터가 없어 리스크 책정이 안 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이 시범적으로 우리은행과 중금리 대출을 출시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은행들이 서울보증보험의 혜택을 받으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