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도입안 문답

금융위원회는 18일 은산(은행-산업자본)분리 규제 완화로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 문턱을 낮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1단계로 현행 규제 체제에서 적합한 사업자 중 1∼2곳에 예비인가를 내주고 규제를 완화한 법령이 개정된 이후에 2단계로 일괄 신청을 받아 한번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내줄 예정이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이날 1단계 인가에 바람직한 사업자와 관련해 "은행은 소망스럽지(바라지) 않는다"며 은행의 참여에 대해 선을 긋고 "컨소시엄이나 제2금융권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도 국장과 문답.

-- 제도도입 과정에서 의견수렴을 충분히 거쳤나.

▲ 지난 6개월간 실무 태스크포스(TF), 공개세미나, 금융개혁회의 등 수십차례에 걸쳐 현장 및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쳤다.

--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반드시 필요한가.

▲ 성공을 위해서는 역동적, 창의적 대주주의 진입이 필요하나 현행 규제 하에서는 곤란하다.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은행의 자회사(홍콩·싱가포르 등)보다는 새로운 대주주의 사업모델(미국·일본·유럽 등)이 활성화됐다.

대면영업을 하지 않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성상 거액의 법인대출이 맞지 않는 만큼 사금고화 가능성도 작다.

오늘 금융개혁회의에서는 산업자본에 대한 지분율 규제를 50%로 하자는 안과 아예 없애자는 안을 놓고 협의해 50%안을 확정했다.

-- 경영리스크를 고려해 최저자본금은 시중은행 수준이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 신설은행인데다 수익모델도 불확실하여 현행 최저 자본금 기준(1천억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전산설비의 위부 위탁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해 법상 최저 자본금을 500억원으로 낮췄다.

인가 과정에서 사업계획의 타당성, 이에 따른 충분한 자본력 확보능력 등을 따져보겠다.

-- 실제 인가 때는 적정자본금을 얼마로 볼 것인가.

▲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수익모델에 따라 은행법상 업무 중 몇 가지로 특화할 것이다.

특화업무의 내용, 초기 영업적자 예상기간, 자산 증가 속도 등에 따라 필요한 자본금이 나올 것이다.

-- 법인대출 등 일부 업무는 제한해야 한다고 보는데.
▲ 진입 희망자의 구체적 사업모델이 다양할 것인 만큼 사전에 업무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제도도입 초기에 과도한 사전규제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인가과정에서 사업계획 등을 감안하여 필요시 인가조건 등으로 제한할 것이다.

-- 해외에서도 초기 인터넷전문은행은 실패 사례가 많다고 하는데.
▲ 일부 해외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고객 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한 가격 경쟁 등으로 실패한 반면 모기업과의 연계 서비스 등을 통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인터넷전문은행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 1단계로 현행법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을 우선 출현시키는 이유는.
▲ 초기인 점을 감안해 성공 가능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도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초기에 1개 은행 인가 후 1∼2년뒤 추가 인가했다.

--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받을 수 있는 요건은.
▲ 기본적으로는 일반은행과 같은 인가 심사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해 비상시 유동성 확보 계획 등 일부 기준은 보완해 적용하고 사업계획의 혁신성, 사업모델의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 해외진출 가능성 등 5가지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다.

특히 사업계획의 혁신성을 평가할 때 정보통신기술(ICT)기업, 제2금융권 등 기존 은행권 밖에 있던 참여자의 진입을 촉진할 것이다.

-- 총 몇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인가하나.

▲ 1단계에서는 시범인가이므로 1개 또는 2개사를 인가하지만 2단계에서는 인가 신청자의 수, 인가요건 충족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예단하기는 곤란하다.

-- 1단계 인가 때 들어올 만한 곳이 있을까.

▲ 은행이 굳이 같은 모형의 인터넷은행을 자회사로 만드는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취지를 감안할 때 소망스럽지(바라지) 않다.

사업부 방식으로 할 수 있다.

ICT나 산업자본이 대주주 되기 어렵지만 컨소시엄 방법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다.

제2금융권은 충분히 참여가 가능하다.

-- 건전성 규제를 초기단계에선 일정기간 예외 인정한다는데 어느 정도냐.
▲ 1년에서 3년을 초기로 본다.

자산 늘어나는 속도나 경영수익성 따져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

-- 인터넷전문은행의 고객 타깃을 어떻게 보나.

▲ 사업모델에 따라 다양하겠다.

기존 은행 고객층인 1∼4등급보다는 낮은 쪽의 고객들을 노리지 않을까 추정하지만 실제 인가신청을 봐야 하고 사업모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20∼30대가 타깃이 될 수도 있다.

-- 예금보호법 적용받나.

▲ 일반 시중은행과 같다.

-- 진입 희망자에 대한 수요조사를 했나.

▲ 공식적으로 알아보지 않았다.

여러 경로를 통해 몇 개 ICT 기업과 시중은행 등 금융권에서 관심을 보였다.

지금부터 수요조사를 할 계획이다.

-- 2단계 인가는 언제 가능할까.

▲ 은행법이 금년말 정기국회에서 개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법 개정 후 통상 3개월 후면 시행한다.

이르면 내년 연말에 2단계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올 거다.

-- 해외자본의 참가도 가능한지.
▲ 당연히 가능하다.

차별하지 않는다.

-- 산업자본의 지분율 한도 50% 때문에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 열심히 노력하겠다.

-- 외부평가위원회 구성은.
▲ 7∼8월에 구성해 9월부터 운영하겠다.

명단 공개 여부는 고민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