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국채 금리 급등에 美 달러화 약세
유럽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 국채 금리 상승으로 유로화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반전한 달러화 가치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5% 하락한 94.58을 기록했다. 지난 한 달간 3% 떨어진 달러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다고 진단했다.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0.67%로 마감했다. 최근 3주간 금리가 10배 이상 뛰었다. 미국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연 2.36%를 기록해 작년 11월 이후 최고로 올랐다. 다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미 재무부의 국채 입찰 덕분에 연 2.25%로 마감했다.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도 타격을 받고 있다. 선진국 채권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위험 자산인 신흥국 통화의 투자 매력이 줄어든다. 이날 달러화 대비 태국 바트화 가치는 2009년 9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필리핀 페소화 가치는 2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으며,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