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성 삼성SDI 사장의 야심 "전기차 배터리 1위 할 것"
삼성SDI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팩 사업 법인인 ‘삼성SDI배터리시스템스(SDIBS)’가 12일 오스트리아에서 공식 출범했다. SDIBS 출범을 계기로 삼성SDI는 중국 시안(셀·모듈), 울산(셀·모듈) 공장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사업 3대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위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이날 오스트리아 제틀링에서 SDIBS법인 출범식을 열었다. 지난 2월부터 진행한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팩업체인 마그나 슈타이어 배터리 시스템스(MSBS) 인수 계약을 마무리하고 법인명을 SDIBS로 바꾼 것이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사진)은 “보유하고 있던 셀(배터리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 기술력에 SDIBS의 배터리팩 시스템 노하우를 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위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현재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AESC, LG화학의 뒤를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경쟁사보다 1년가량 늦게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회사 측은 “SDIBS 출범에 따라 선두 업체 추격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팩 완제품 형태를 원하는 추세인데 삼성SDI는 셀, 모듈 단위만 생산 공급해 배터리팩 완제품 수주는 경쟁사에 밀렸다. 그러나 SDIBS의 출범으로 셀과 모듈은 물론 팩까지 수주가 가능해져 기본 수주 물량을 대폭 늘리게 됐다.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일관 사업 체계가 구축돼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SDI는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