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용 사장 "신제품 앞세워 수출 확대…올해 4만대 팔고 흑자 전환"
모터사이클업체 KR모터스의 주가는 2013년까지만 해도 500원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코라오그룹에 인수된 이후 계속 오름세다. 지난 24일 종가는 1330원이었다. 16개월 만에 세 배 가까이 뛴 것이다.

성상용 KR모터스 사장(사진)은 “3년간 적자를 내던 회사가 올해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코라오그룹에 편입된 이후 회사가 정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내부 구성원들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성 사장은 코라오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KR모터스 인수를 주도했고 1년여간 KR모터스 부사장으로 회사 살림을 챙긴 뒤 지난 3월27일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그는 2008년 코라오그룹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신한금융투자(당시 굿모닝신한증권)에서 투자은행(IB) 부서장을 했다. ‘IB맨’에서 기업 CFO로, 이제 다시 제조업체 사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성 사장은 취임하면서 직원들에게 세 가지 약속을 했다. 첫 번째는 KR모터스를 모두가 다니고 싶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시스템을 구축해 직원들과 대가를 공유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KR모터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것, KR모터스를 투자하고 싶은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도 그가 내건 약속이다.

KR모터스는 1978년 설립된 효성기계공업이 모태다. 2003년 S&T그룹이 인수했고, 지난 3월 다시 코라오그룹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점유율은 15% 안팎으로 대림자동차공업(약 40%)에 이어 2위다. 250㏄ 이하 모터사이클만 내놓는 대림과 달리 KR모터스는 고배기량 모델도 자체 개발·생산한다.

성 사장은 “2위라는 성적에 안주한 탓에 수년간 판매량이 정체되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며 “하지만 올해는 4~5종의 신차와 수출 확대, 원가 절감 등을 기반으로 전혀 다른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판매는 2만4000여대(내수 1만5000대·수출 9000대)였지만 올해 목표는 4만대로 잡았다. 성 사장은 “모기업 코라오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도차이나반도에 올해 수출을 시작하면서 4만대는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시장 중기 목표는 2만대다. 성 사장은 국내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기술력 강화가 필수라고 보고 연구개발(R&D) 조직을 기존 30명에서 최근 40명까지 확대했다. 여기에 모터사이클 선도 기업인 일본 혼다에서 엔지니어 들을 영입 중이다.

KR모터스는 또 중국에 생산공장과 연구개발센터 등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까지 연산 30만대 규모의 1공장을 짓고, 2020년까지 100만대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성 사장은 “중국 공장을 가동하면 생산능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며 “국내 창원공장은 R&D 기능을 강화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만들고 중국에선 중저가 보급형 제품을 양산해 수익성과 판매량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