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1분기 유로화와 신흥국 통화 약세 탓에 4년여 만에 가장 적은 영업이익을 냈다. 회사 측은 2분기부터 신형 투싼 등 신차 효과와 환율 안정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1분기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20조9428억원, 영업이익 1조5880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영업이익은 18.1% 줄었다. 1분기 순이익은 2.2% 감소한 1조9833억원이었다.

분기 영업이익은 2010년 4분기 1조2370억원 이후 17분기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조6617억원을 800억원가량 밑돌았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현지 내수 수요까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며 “작년 말 구형 모델 재고를 소진하면서 발생한 비용 일부도 1분기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연초 쏟아진 악재들이 지난달부터 잠잠해지고 투싼 등 신차 효과로 2분기부터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1080~1100원 사이를 유지하고 루블화와 헤알화 가치는 연말까지 완만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사장은 “제너럴모터스(GM)나 닛산 등 경쟁 업체들이 러시아와 브라질 생산을 줄였지만 현대차는 공장을 계속 돌리며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을 썼다”며 “환율이 안정되면 시장지배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2공장 신설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현재 미국 공장의 생산량 한계로 국내 생산 수출량을 늘리는 상황”이라며 “미국 공장 증설뿐 아니라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생산 차종도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배당 확대 요구에 대해 “올해는 중간배당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