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계약은 유지…신용·체크카드 거래는 지속

현대자동차와 신한카드 간 카드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양사는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되 카드 복합할부금융 취급은 중단하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25일 "현대차와 가맹점 계약은 유지하고, 복합할부금융 취급은 중단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 고객들은 현대차를 구매할 때 카드 복합할부를 이용하지 못하고, 일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거래로만 살 수 있게 된다.

복합할부금융은 자동차를 사는 고객이 캐피털사의 할부를 이용하는 과정에 카드사가 개입하는 구조의 할부금융 상품이다.

소비자가 자동차 대리점에서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결제액을 할부금융사가 대신 갚아주고 고객은 대금을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로 갚는 방식이다
현대차와 신한카드는 가맹점 계약 기한을 열흘 연장하면서 이날 오후까지 수수료율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는 현재 1.9%인 요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3%까지 내릴 것을 요구했고, 신한카드는 1.5%까지만 내릴 수 있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신한카드 측은 "복합할부 취급은 중단됐지만, 자체 할부 상품이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이를 통해 기존의 복합할부금융과 동일한 혜택을 받으면서 현대차를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신한카드의 협상이 종료되면서 현대차와 삼성카드 간 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3일 삼성카드에 복합할부 수수료율 인하 문제를 논의하자고 공문을 보냈다.

삼성카드와 가맹점 계약은 다음 달 19일 만료된다.

삼성카드의 복합할부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1조2천500억원으로, 현대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그러나 현대차는 현재 1.9%인 삼성카드의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준인 1.3%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삼성카드는 불가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삼성카드는 현대차의 수수료율 인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사의 신용 공여 기간을 늘린 새로운 구조의 복합할부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상품은 고객이 카드로 차 값을 결제하면 할부금융사가 결제액을 1∼2일 만에 카드사에 갚아주고 고객으로부터 할부금을 받는 구조였다면, 새 상품은 고객이 카드로 결제한 지 30일 뒤에 할부금융사가 카드사에 대금을 갚는 구조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