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5명 중 2명 "국내 경제, 디플레이션 진입했다"
내수침체 원인…기업투자 부진·가계부채 순
경제학자 5명 가운데 2명은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저성장으로 인한 지속적인 물가 하락)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투자 부진과 가계부채 부담, 고령화 등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우려다.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선 80% 이상이 ‘C’ 이하의 낮은 점수를 줬다.
경제학자 80% "정부 경제정책 점수 C 이하"

○“내수 열쇠는 기업 투자”

한국경제신문이 24~25일 연세대에서 열린 ‘2015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 참석한 경제학자 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은 정부, 한국은행의 경기 인식과 차이를 드러냈다.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40.9%)’는 답변이 ‘아니다(48.5%)’와 팽팽히 맞섰다.

한은에 따르면 디플레이션은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지속적으로 마이너스인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넘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연 2.5~3.5%를 밑돌면서 디플레 조짐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3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국제유가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소비자물가가 2%대로 갔을 것”이라며 디플레는 아니라고 맞섰다. 저물가 원인으로 농산물값 안정, 저유가 등 공급 요인을 강조해 왔다. 반면 경제학자들은 공급 요인(22.7%)보다 수요 부진(63.6%)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봤다. 가계와 기업이 향후 경기를 어둡게 보고 소비 투자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내수침체 원인으로는 28.8%가 ‘기업투자 부진’을 꼽았다. 가계부채 부담(27.3%), 양질의 일자리 감소(24.25%),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12.1%) 등이 뒤를 이었다.

○“정책 혼선 불만스럽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점수(A~E)로는 C(33.3%), D(28.8%), E(22.7%) 순으로 평가가 몰렸다. 상위권인 A(4.5%)와 B(10.6%)를 준 답변은 적었다.

정책 운용의 아쉬운 점에 대해선 62.1%가 ‘정책 혼선’이라고 응답했다. 경제민주화-활성화, 복지-증세 등 상반된 방향을 오가며 정책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소통능력 부족(16.7%), 관료집단의 냉소주의와 복지부동(12.1%), 소득세법 개정안 등 세금 정책의 불확실성(4.5%)을 꼽기도 했다.

복지와 증세 논란에 대해서는 48.5%가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답변했다. 복지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증세에 대한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증세는 미래를 위해 아껴둬야 하므로 복지를 줄여야 한다(18.2%)’거나 ‘공약가계부를 지키면 증세 없이 가능하다(12.1%)’며 정치권 일부의 증세 논의를 경계했다.

○금리동결론에 무게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해외 변수로는 45.5%가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를 꼽았다. 엔저 등 환율 전쟁 확산(27.3%), 미국 기준금리 인상(19.7%)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엇갈리는 해외 변수 탓에 한은의 통화정책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경제학자들은 진단했다.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방향에 대해 ‘동결해야 한다(56.1%)’는 견해가 과반수였다.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인하(27.3%) 주장이 나왔지만 인상(16.7%)도 없지 않았다. 미국이 금리 정상화 궤도에 진입하면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연 2.0%)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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