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해외 보험사 인수·지분매입…글로벌 시장 적극 진출할 것"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뚝 떨어진 국내 시장의 수익성을 만회하겠습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은 23일 연임이 확정된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거의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에서 다른 금융그룹과 경쟁하는 것보다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다.

김 회장은 “지난 2년간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글로벌 사업에 꾸준히 투자했고 올해부터는 그 성과가 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해 자신감을 보였다. 총자산 392조원의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937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비슷한 규모의 신한금융(407조원)과 KB금융(405조원)이 각각 약 2조원, 1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이를 글로벌 시장 개척으로 만회하겠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특히 해외의 캐피털,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며 “해외 보험사 인수와 그 외의 제2금융회사 지분 매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현재 약 11%에 그치는 비(非)은행 비중을 3년 안에 25%까지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 상반기에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 전문 금융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해 말 외환은행 캐나다 법인을 통해 시작한 모바일금융 서비스 ‘원큐뱅크’를 이들 나라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또 “(자신의 연임에는) 국내 은행 통합을 마무리하라는 뜻도 있을 것”이라며 “어려운 국내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나·외환은행 통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이 오는 6월30일까지 두 은행의 통합 절차 진행을 금지한 데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여전히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이를 김 회장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을 모은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노사가 대화에 나서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노조를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연임을 계기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추진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