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과 외국 기업까지 참여해 경쟁을 벌인 연매출 2조원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롯데면세점이 가장 많은 4개 권역을 차지했다. 신세계면세점은 1개 권역의 사업권을 따내며 인천공항에 처음으로 들어가게 됐다.

[인천공항 면세점 새 사업자 선정] 롯데, 최다 매장 낙찰…신세계는 첫 입성
인천공항은 11일 3기 면세사업권 입찰에서 롯데면세점(호텔롯데), 신라면세점(호텔신라), 신세계면세점(조선호텔)과 중견 화장품 업체 참존 등 4곳을 신규 사업자로 선정했다.

총 12개 구역 중 롯데면세점은 4개 구역, 신라면세점은 3개 구역, 신세계면세점과 참존은 각각 1개 구역의 사업권을 얻었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는 롯데면세점의 대승이다. 롯데면세점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피혁·패션 등 모든 품목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신라면세점과 나눠 쓰고 있는 탑승동 구역도 앞으로는 롯데면세점이 독점한다. 이 구역은 인천공항 면세점 중 가장 넓고 전 품목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이다.

인천공항 내 롯데면세점 영업면적은 5940㎡에서 8849㎡로 늘어나게 됐다. 하지만 롯데면세점은 입찰가격을 경쟁 업체보다 비싸게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면세점은 실속을 챙겼다는 분위기다. 인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과 패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라면세점은 이번 입찰에서 술·담배 사업권을 추가로 얻었다. 술·담배는 수수료율이 최고 35%로 면세점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부문이다. 신라면세점은 그러나 전체 영업면적이 7597㎡에서 3501㎡로 대폭 줄어든 것에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패션·잡화 사업권 1개를 얻은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에 처음 진입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것이 앞으로 있을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존은 중소·중견기업 몫으로 배정된 4개 구역 중 향수화장품·잡화 구역의 사업권을 따냈다. 중소·중견기업 구역 중 3개는 참가 업체들이 입찰보증서를 내지 않아 유찰됐다.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들은 오는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한다.

일부에서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가 비싸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들은 연간 6150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 과열로 임대료 합계가 8000억~9000억원으로 지금보다 30~50%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