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범한판토스 인수…'상사+물류사업' 시너지 기대
LG상사(대표 송치호·사진)가 종합 물류기업인 범한판토스를 인수한다. 범한판토스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LG 주요 계열사의 해외 물류를 맡아 왔다.

LG상사는 20일 범한판토스 지분 51%(102만주)를 3147억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범한판토스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고(故) 구정회 씨 일가가 1977년에 세운 물류회사다. 구정회 씨의 셋째아들인 고 구자현 씨의 부인 조원희 회장과 아들 구본호 씨가 각각 50.86%와 46.14%의 지분을 갖고 있다.

LG상사가 인수하지 않는 49% 중 31.1%는 구광모 (주)LG 상무를 비롯한 개인 주주가 추가로 사들이고 기존 주주인 조원희 회장과 구본호 씨는 14.9%의 지분을 갖는다. LG그룹 관계자는 “LG상사의 재무 여력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상사는 범한판토스 인수를 계기로 해외 물류 관련 프로젝트 수주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특정 제품을 사고파는 단순 트레이딩보다 원유 거래 터미널과 항만, 대형 창고 등 물류 허브 인프라를 활용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며 “자원개발과 무역업에 특화한 LG상사와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범한판토스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하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상사는 범한판토스를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며, LG상사의 글로벌 사업 역량을 활용해 범한판토스의 해외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기존 컨테이너 물류 중심에서 자원·원자재 등 벌크 물류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상사의 범한판토스 인수설은 지난해 11월부터 나왔다. LG그룹 내에서 물류 전담 계열사를 키워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물류 자회사인 하이로지스틱스를 두고 있지만 그룹 전체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사업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하이로지스틱스의 2013년 매출은 5756억원에 불과했다. 당초 LG그룹 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LG CNS가 인수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글로벌 무역사업 역량을 갖춘 LG상사가 인수 주체로 나섰다.

방계회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다는 비판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인수의 이점으로 꼽힌다. 범한판토스는 공정거래법상 LG그룹과는 상관없는 별개의 기업이다. 하지만 범한판토스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LG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해 친인척 간 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미아/남윤선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