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모터쇼] 자동차 3强 '3色 전략'…美 고성능, 日 픽업트럭, 獨 친환경차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2015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린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 12~13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프레스 데이(언론공개)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차는 포드의 GT 콘셉트카와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 브랜드 캐딜락의 CTS-V였다. 두 차량이 전시된 곳은 오후 7시 전시장 문을 닫을 때까지 줄곧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기자와 업계 관계자들로 붐볐다.

○미국 고성능차의 부활

포드 GT와 GM CTS-V의 공통점은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가 수년 만에 내놓은 고성능차라는 점이다. 최대 출력 600마력에 최고 속도는 300㎞/h를 넘는 이들 차량은 유럽의 페라리나 포르쉐 등에 맞서는 슈퍼카다. 포드는 2004년 1세대 포드 GT를 출시했다가 경영 악화 때문에 2년 만에 단종했다. 이번에 나온 포드 GT는 2020년께 상용 모델이 나올 콘셉트카이긴 하지만 미국 경제가 살아났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면서 많은 미국인의 갈채를 이끌어냈다.

GM은 2009년 파산보호신청 이후 첫 슈퍼카인 ATS-V를 지난해 내놓은 데 이어 한 단계 위인 CTS-V를 이번 모터쇼에 출품했다.

마크 코모 한국GM 부사장은 “고성능차는 자동차 업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지만 개발비가 너무 높아 실제 수익에는 기여하지 못한다”며 “고성능차를 내놨다는 건 그만큼 재무적으로 튼튼해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일본도 픽업트럭 열풍 동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던 픽업트럭(짐칸에 덮개가 없는 트럭) 분야에 작심하고 달려들었다. 닛산은 다른 업체들이 10대 이상 전시하는 공간에 단 5대의 픽업트럭만 올려놨다. 그중 3대는 10년 만에 풀 체인지(완전 변경)한 5L급 대형 픽업트럭 타이탄이었다. 구형 타이탄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량이 1만3000여대에 그쳤다. 같은 차급 베스트셀러인 포드의 F 시리즈가 75만대 팔린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타이탄은 미시시피 공장에서 생산하는 미국 차”라고 거듭 강조했다. 닛산은 타이탄의 연간 판매목표를 15만대로 잡았다.

도요타도 전시장 한가운데에 9년 만에 풀 체인지한 3L급 중형 픽업트럭 타코마를 배치했다. 타코마는 지난해 15만대가 팔려 일본의 픽업트럭 가운데 그나마 선전했다. 하지만 GM 쉐보레의 실버라도가 53만대 팔린 것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다. 일본 업체들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픽업트럭을 선보였지만 현장 반응은 다소 미지근했다. 닛산 전시장에서 만난 매트 스마트 켈리블루북(자동차 평가업체) 연구원은 “3L 이상 엔진의 4만달러대 고가 픽업트럭 시장은 이미 경쟁이 너무 치열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픽업트럭 콘셉트카 싼타크루즈에 대해 스마트 연구원은 “틈새시장을 정확히 짚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친환경 드라이브

독일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여전히 친환경차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C3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등 2종의 PHEV를 전면에 내세웠고 BMW도 전기차 브랜드인 i시리즈에 독자 공간을 마련하며 부각시켰다.

폭스바겐은 전기 모드로 32㎞ 주행이 가능한 크로스 쿠페 GTE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2016년께 양산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트로이트=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