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에 다우지수 종가 ‘18,024.17’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다우지수가 18,000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뉴욕EPA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전광판에 다우지수 종가 ‘18,024.17’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다우지수가 18,000선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뉴욕EPA연합뉴스
[미국의 시대가 다시 왔다] 뜨거운 뉴욕증시…올들어 36번째 최고치 갈아치워
“미국 경제가 세계 최고의 호황기라는 사실이 미국 증시를 견인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과 사상 처음으로 18,000선을 돌파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과 일본이 경기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중국마저 성장둔화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만이 고용시장 호조를 바탕으로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거품이 끼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연초 대비 9% 가까이(다우지수 기준) 오르며 랠리를 펼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올 들어 최고치를 36번이나 갈아치웠다. 미국 상장 기업들의 탄탄한 이익 증가와 내년에도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 덕분이다. 다른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상승률은 두드러진다. 미국 다우지수는 올 들어 8.73%, 나스닥지수는 14.1% 올랐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2.68%, 독일 닥스지수는 3.87% 올라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지금 미국 주식의 가치가 최고는 아닐 수 있지만 최고의 투자처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전했다.

증시 호황에 투자자들의 주식 선호 현상까지 겹치면서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은 갖가지 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 뉴욕 증시에만 275개 기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850억달러(약 93조7000억원)를 넘었다. 신규 IPO 건수와 조달 자금 규모 모두 2000년 이후 최대다.

지난 9월에는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사상 최대인 250억달러 규모의 IPO를 성사시켰다. 지난달에는 사무용 부동산을 임대하는 미국 파라마운트그룹이 IPO를 통해 23억달러를 끌어모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9년 3월 이후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미국 경제와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 덕분에 미 증시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며 “주가뿐 아니라 미국 달러화 가치 상승 등으로 인해 미국과 다른 주요 국가의 차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미 증시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저유가가 미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상승 전망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미 증시가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월가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며 “새해에도 대어급 IPO가 꼬리를 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