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한뒤 두달새 가계대출이 11조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완화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앞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을 뿐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TV·DTI 합리화 이후 가계대출 동향'이 담긴 업무보고를 했다.

업무보고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8월과 9월에 각각 5조5천억원씩 늘었다.

작년 같은 달 증가치가 8월 4조1천억원, 9월 2조5천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속도가 빠르다.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8조3천억원 늘어 가계대출 확대를 주도했다.

기타대출은 2조6천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8조3천억원을 차지, 보험·상호금융 등 비은행권(2조7천억원)을 압도했다.

신 위원장은 "LTV·DTI 규제합리화에 따른 대출여력 증가와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가계대출이 비은행·신용대출에서 은행·주택담보대출로 이동해 대출구조개선과 이자부담 경감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2007년 665조원에서 지난해 1천21조원, 올해 6월말 1천40조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중 1천10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신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 우려에 대해 "개선제도가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또 관계부처들과 긴밀히 협조해 가계소득 개선 등을 위한 실행과제를 순차적으로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또 업무보고에서 기술금융 혁신평가(TECH) 도입, 기술금융 우수기관에 정책자금 공급 인센티브 제공 등 기술금융 활성화와 기술신용평가에 기반한 금융관행 정착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수 기술기업이 투자를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하도록 '기술기반 투자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모험자본 육성 차원에서는 기술가치투자펀드(3천억원), 해외진출지원(3천억원), 세컨더리(1천400억원) 등 그간 자금지원이 부족했던 영역의 펀드조성을 확대하고 투자집행도 올해말 5천억원에서 2017년 3조6천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달중에 성장사다리펀드내 400억원 규모의 코넥스펀드 결성이 완료돼 투자가 시작된다.

금융위는 금융보안관리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융보안연구원, 금융결제원, 코스콩ISAC 등을 묶어 전담기구인 '금융보안원'을 내년 1월 출범시키기로 했다.

사적연금 활성화의 후속조치로 연말까지 자산운용규제 완화, 자사상품 편입금지, 연금상품 다양화 등 세부 이행방안을 마련하고 자산운용규제 완화에 따른 투자자보호장치도 강화키로 했다.

금융위는 이외에 전자상거래 결제간편화를 위한 액티브-X 완전제거, 해운보증기구 설립완료, 통합 산은 출범,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 및 위안화 금융상품 개발, 통일금융 정책과제 발표 등을 연내 마무리할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