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디젤 · 올란도 중고차 '귀한 몸' ··· "디젤 인기에 매물 구하기 힘드네"
[ 김정훈 / 김근희 기자 ] "지금 크루즈 디젤은 물량이 없어요. 올란도 디젤은 2대 있는데 한 대는 (세차도 못한) 지금 막 들어온 건데··· "

지난 8일 찾은 경기도 고양시 덕이동에 위치한 중고차 매매업체 카플러스. 매장 직원은 "크루즈 디젤은 매물이 없다"며 가솔린 차량 구입을 권유했다.

미니밴 올란도 디젤은 2대가 매물 정보 코너에 등록됐으나 한 대는 상품으로 만들기 전 단계였다. 나머지 한 대도 차를 타고 5분 거리에 있는 인근 매장에 가서야 볼 수 있었다.

다른 업체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일산 중고차매매단지에서 일하는 30대 박모 씨는 "요즘 디젤 차가 인기여서 우리 가게에선 디젤 승용차나 미니밴 중고차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면서 "수요는 많은데 공급 매물은 적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매물이 있어도 연식이 적은(2~3년) 차들은 가격이 잘 안 떨어진다"고 말했다.

디젤 승용차나 미니밴 등 국산 일부 차종이 최근 디젤 자동차 인기와 함께 중고차 시장에서도 '귀한' 매물이 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대수는 약 340만 대로 신차 판매대수인 150만 대 보다 2배 이상 많지만 몇몇 차종은 거래 물량이 미미하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등 전통의 인기 차인 경우 많이 팔리는 만큼 중고차 매물이 넘쳐난다. 반면 크루즈 디젤과 올란도 디젤, i30 디젤 등은 나오는 즉시 매물이 팔리거나 판매 완료까진 대기 기간이 짧았다.

국내 최대 중고차 거래업체인 SK엔카 홈페이지에 쏘울 디젤을 검색하면 2009년식 단 1대 매물(엔카직영 기준)만 올라와 있다. 현대차 i30 디젤, i40 디젤 등 준중형 디젤도 등록된 매물이 많지 않다. 쌍용차의 코란도 투리스모 2013년식은 미니밴 인기 덕분에 신차와 거의 동등하게 매물 가격이 형성돼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국산 승용 디젤은 출시된 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은 가솔린보다 매물이 적다" 며 "신차 시장에서 디젤 판매량이 많지 않은 점도 중고차 매물 부족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디젤 자동차는 당분간 매물 부족 현상을 겪을 전망이다. 중고차 매매사이트 '베스트카'를 통해 영업 중인 한 딜러는 "요즘 연비 때문에 소비자들의 중고차 구입 성향이 바뀌고 있다" 면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중고로 디젤차를 찾는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 김근희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