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맛집 속속 上京…서울상권 휩쓴다
“전주 갔을 때 먹었던 맛이랑 똑같다.” “서울에서도 한 그릇에 6000원이래.”

21일 점심시간 서울 가로수길의 ‘삼백집’.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펄펄 끓는 콩나물국밥을 맛보려는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이곳은 1945년 전주에서 창업해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도 등장했던 유명 콩나물국밥집의 서울 분점이다. 60년 넘게 전주에서만 영업하던 삼백집은 2011년 분점을 내기 시작해 서울에 8개 등 전국에 16개 점포를 두고 있다. 전주에선 하루 300그릇만 판다고 해서 삼백집이었지만, 가로수길에선 매일 300그릇 이상 팔릴 만큼 인기다.

‘지방 맛집’들이 서울 등 대도시 핵심 상권에 진출해 ‘전국구 맛집’으로 변신하고 있다. 업(業)의 본질인 맛 하나로 승부해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부산에서 탄생한 ‘설빙’(팥빙수) ‘봉구비어’(맥주) ‘고봉민김밥’, 대구의 ‘호식이두마리치킨’ ‘처갓집양념통닭’, 대전의 ‘이삭토스트’ 등도 지방에서 유명세를 얻은 뒤 서울에서 성공, 전국적으로 인지도 높은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로 지방 맛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을 인기 비결로 분석했다. 지방 맛집들은 KTX 개통 이후 서울 미식가들이 지방까지 찾아오자 서울에서도 통한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서울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현동/임현우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