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체온 치료 마쳐 정상체온 상태…"심장기능·뇌파 안정적"
내일 그룹 사장단회의 예정대로…차질없는 업무수행 당부할 듯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은 이건희(72) 삼성그룹 회장은 현재 심장 기능과 뇌파가 안정적인 상태이며 저체온 치료를 마치고 진정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정상 체온으로 돌아온 이 회장은 당분간 수면 상태를 유지하면서 진정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따라서 이 회장이 의식을 회복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이 입원 중인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13일 "저체온 치료 결과 심장 기능과 뇌파는 대단히 안정적"이라며 "상태가 안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의식 회복을 위해 당분간 진정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정치료는 수면 상태를 유지하면서 진정제 등을 투여해 행하는 치료를 말한다.

의료진은 "진정치료에는 진정제를 병행 투여해야 하므로 의식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새벽부터 받아온 저체온 치료를 만 이틀 이상이 지난 이날 오후 2시께 종료해 정상 체온을 회복했다고 삼성 관계자가 전했다.

저체온 치료는 인체조직에 혈류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가 혈류공급이 재개되면 활성화 산소 등 조직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에 체온을 낮춰 세포 대사를 떨어지게 함으로써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요법이다.

지난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11일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와 입원한 이 회장은 11일 오전 2시 7분께 스텐트 시술을 받은 직후부터 12일 오전까지 24시간가량 33℃ 정도의 저체온 상태를 유지했다.

이후 이날 오후까지 매우 서서히 체온을 끌어올렸다.

이 회장은 앞으로 정상 체온을 유지한 채 수면 상태에서 진정치료를 받게 된다.

의료진은 이 회장이 고령이고 지병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일반적인 경우보다 천천히 의식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의 진정치료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치료는 심근경색으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면서 약해진 심장 등 장기에 갑작스럽게 부담이 가지 않도록 진정제 등을 투여해 의식 회복을 늦추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뇌조직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의료진은 이 회장의 심장 기능이 회복돼 12일 오전 8시 30분 심폐보조기인 에크모(ECMO)를 제거했으며, 제거 이후에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이날 오전 병원에 다녀갔으며 오후에는 정상 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 회장 곁에는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 딸들이 지키고 있다.

두 딸은 틈틈이 결재 등 업무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14일 예정된 수요 사장단회의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실장을 비롯한 그룹 수뇌부는 사장단 회의에 나와 계열사 CEO를 비롯한 사장단에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해줄 것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현혜란 기자 oakchul@yna.co.kr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