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빅3’ 중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에 이어 교보생명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인사 적체가 심해지는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바꿔 조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이르면 오는 7월 전체 직원 4700명의 최대 15%가량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근속연수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던 희망퇴직을 올해는 근속연수에 제한 없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교보생명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는 건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부장급 인력과 인사고과 하위 직원이 희망퇴직의 주요 대상이 될 전망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30개월치 급여 위로금 지급과 보험대리점 등 창업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교보생명 한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성장 장기화 등 악화된 경영환경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과장급 이상 일반직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인력구조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그는 다만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 규모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자회사와 계열사 이동 등으로 전체 직원의 15%가량인 1000명의 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한화생명 역시 지난달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총 3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 위축과 수익률 부진 등으로 대형사들이 먼저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만큼 중소형사들도 잇따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