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4년 만에 글로벌 채권시장에 복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그리스 재무부가 5년 만기 국채 30억유로어치를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발행금리는 연 4.95%로 시장전망치(5.25%)를 밑돌았다. 국채 발행을 하루 앞두고 이미 발행액의 약 네 배인 110억유로(약 15조7674억원)어치의 주문이 몰렸다. 그리스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스는 2010년 1월 이후 국채 발행을 하지 못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7%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국채금리가 연 7%를 넘어서면 사실상 이자를 감당하기 불가능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은 금리가 연 7%를 넘어선 직후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2012년 초 연 30%까지 치솟았던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연 5.836%까지 떨어졌다.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리스의 채권시장 복귀는 예상보다 6개월가량 빠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다음달로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풀이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가 선거를 앞두고 구제금융 트로이카인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의 도움 없이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한편 그리스 외 재정위기를 겪던 유럽 국가도 속속 시장으로 복귀했다. 포르투갈은 그리스보다 1년 정도 늦은 2011년 5월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올 1월 이미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아일랜드는 지난달 만기 10년짜리 국채 10억유로어치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