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감소분 연 3천500억원 추산…"유선분야 매출 감소가 변수"

KT가 대규모 명예퇴직에 따른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3년 후면 이번 인력 조정에 투입된 비용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KT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내부적으로 이번 명예퇴직으로 인한 연간 비용감소분을 3천5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09년 명예퇴직 때와 비슷한 6천여명이 퇴직했다는 가정 하에서의 계산이다.

연간 인건비 감소분 5천200억원에다 인력 감소에 따른 일부 업무 외주에 따른 비용을 뺀 것이다.

KT가 위로금으로 예상한 평균 액수는 1인당 1억7천만원선이다.

6천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하면 회사 부담은 1조원 가량 된다.

인력 조정에 따른 인건비 감소분으로 이 명예퇴직에 따른 부담금을 나누면 3년 정도라는 수치가 나온다.

3년 정도면 이번 인력조정에 따른 비용을 상회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인 셈이다.

실제 가장 최근에 구조조정이 있었던 2009년의 경우 1인당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

2009년 대규모 명예퇴직 이후 2010년에 서비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22.3%에서 14.6%로 줄었으며, 1인당 영업이익도 3천만원에서 6천600만원으로 올라갔다.

증권업계도 비슷한 수준을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양종인 연구원은 "2009년처럼 6천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한다면 연간 비용 절감 효과는 3천417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외주비는 1천683억원 늘어나지만 인건비가 5천100억원 감소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만약 1만명이 퇴직한다면 절감 비용이 6천1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인건비 감소분이 이번 구조조정의 사유가 됐던 유선 분야의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의 주력사업인 유선전화 수익이 매년 4천억원씩 감소하고 있다는 게 이런 지적의 주요 이유다.

유선전화 매출은 2010년 4조3천458억원에서 2011년 3조8천169억원, 2012년 3조3천756억원으로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는 2조9천794억원으로 3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나아가 기업 실적의 개선 방안을 사업 혁신이 아닌 인력 감축에서 찾는 데 대한 비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예퇴직 비용이 일시적인 부담이기는 하겠지만 KT의 비용구조는 분명히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인건비 외의 비용 절감과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이 또다른 변수"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