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국의 경기하강 위험을 경고했다.

IMF는 8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7%에서 3.6%로 낮췄다.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 발표한 2.2%를 그대로 유지한 반면 신흥국 전망치는 5.1%에서 4.9%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3.7%를 유지했다. 수출 확대가 한국의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신흥국 리스크 △선진국의 낮은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 등 3가지 위험 요인이 새로 등장했다고 경고했다.

특히 신흥국을 둘러싼 대외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물가상승과 경상수지 적자 확대를 겪고 있는 신흥국들의 경기하강 위험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예상치 못한 급격한 통화정책 정상화(금리 인상)와 투자자들의 과도한 리스크 회피 경향 등이 맞물릴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한 차례 혼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흐르던 국제 자금 흐름에 역류가 발생, 신흥국들이 대외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사태가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신흥국들의 금리 인상이 결국에는 투자와 성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경제 회복으로 신흥국 수출이 증가하겠지만 신흥국의 금융긴축이 내수시장의 수요를 위축시켜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