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 또 다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다름 아닌 건강보험료다. 배우자 등 가족의 피부양자로 등록되면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피부양자라고 해도 한 해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된다. 지역 가입자로 전환돼 그동안 내지 않던 건강보험료를 월 15만~20만원씩, 연 200만원 안팎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올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는 점이다. 피부양자 자격 박탈 기준인 연간 금융소득 4000만원은 지난해까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에 맞춘 수치다. 따라서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낮아진 만큼 피부양자 자격 박탈 기준도 연간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로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예상이다.

한 시중은행 세무사는 “올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들이 5월에 소득 신고를 하면, 건강보험공단은 6~7월께 국세청으로부터 과세 명단을 넘겨 받는다”며 “9월께 피부양자 박탈 자격 기준을 새로 만든 뒤 11월이면 새로운 건강보험료 납부 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새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 가운데 피부양자 자격을 가지고 있던 사람은 자격을 박탈당해 내년에 지역 가입자로서 건강보험료를 월 15만~20만원씩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가입자의 소득, 재산, 자동차 보유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따른 세금 부담보다 건강보험료 부담이 더 커지는 경우가 상당수 발생할 것이라는 게 세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올해 신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약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과세당국은 추산했다. 한 세무 전문가는 “올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걸려 피부양자 자격을 박탈당하더라도 내년 금융소득 전략을 잘 짜면 다시 건강보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