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융권별 실적 뜯어보니…생보 선방, 손보·카드 흔들, 은행 반토막
지난해 금융회사들의 순이익이 40% 이상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가 한 자릿수 감소율로 가장 선방했다. 손해보험사와 카드사의 순이익은 각각 20% 이상 줄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은행 순이익은 반 토막 났으며 증권사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생보사 순이익 9.3% 감소 그쳐

2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 보험사 증권사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9조4435억원으로 전년(16조1415억원)보다 41.5%(6조698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권별로는 보험사가 가장 나았다. 보험사의 2013회계연도(4~12월) 순이익은 3조82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2% 줄어드는 데 그쳤다. 보험사 중에서도 생보사가 선방했다. 생보사 순이익은 2조2442억원으로 9.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생보사 ‘빅3’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389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보다 8.6% 감소했다. 교보생명은 13%가량 줄어든 38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한 58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선방했다.

중소형 생보사는 고전했다. 동양생명은 순이익이 810억원으로 25.5% 줄었다. 신한생명도 44.6% 감소한 79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손보사 순이익은 1조5761억원으로 20.2% 급감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87.4%로 전년 동기 대비 4.4%포인트 높아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보험에서만 1조3961억원의 적자를 봤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7% 정도로 보고 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519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보다 9.3% 감소했다. 이에 비해 업계 2위인 현대해상은 2107억원으로 29% 줄었다. 동부화재도 20.7% 줄었으며, LIG손해보험도 16.7% 감소했다.

◆카드사·증권사, 올해도 ‘암울’

카드사와 증권사, 은행은 고전했다. 신한, 현대, 삼성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작년 순이익은 1조733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21.3% 감소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작년 순이익은 6581억원으로 11.3% 줄었다. 현대카드도 16.4% 줄어든 1600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냈다. 카드업계에서는 최근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건과 영업 정지 등으로 올해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작년 한 해 동안 4조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대비 53.7%(4조7000억원) 급감했다. 증권사는 작년 1098억원의 순손실로 11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