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주변에서 곡소리 들릴 때 주식 사~"
언젠가 한국경제TV 와우넷이 주최한 투자관련 행사에 한 할머니가 며느리를 데리고 참석했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듣고 세상을 넓게 봐야 한다’고. 돈이 무척 많은 분인데 다들 ‘진주 할머니’라고 불렀다더군요. 행사 담당자가 강연이 끝나고 개인적으로 물어봤다고 합니다. 주식투자는 어떻게 하느냐구요.

그분 답변이 “1년에 한두 번씩은 꼭 주변에서 투자한 사람들의 ‘곡소리’가 나는데 그때 거래하는 금융회사에 쭉 전화를 돌려 뭘 사면 좋겠냐고 물어보고 골라서 투자한다”는 것이었답니다. 그리고 큰 욕심내지 않고 어느 정도 오르면 팔고 다음 번 ‘곡소리’가 날 때를 기다린다고.

최근 이 이야기를 들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진주 할머니’의 단순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투자원칙이었습니다. 증시가 곤두박질치고 다들 망연자실할 때 투자 타이밍으로 여기고 움직인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으로 실천하기 쉽지 않은 게 바로 이것입니다.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이죠.

연초부터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습니다.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고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가 막상 시작되자 ‘약한 고리’라 할 수 있는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도 기업실적 우려까지 겹쳐 살얼음판을 걷는 듯합니다.

올해는 국내외 금융시장 전반이 테이퍼링이란 단어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베터라이프는 ‘테이퍼링시대 금융투자상품 점검’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최근 몇 년간 증시가 일정 범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박스권에서 움직이며 ‘예금금리+알파(α)’ 정도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다양한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이 쏟아졌습니다.

해외시장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미국이 돈 줄을 죄는 테이퍼링은 분명 금융시장에 호재는 아닙니다. 하지만 ‘곡소리’ 후 언젠가는 다시 ‘웃음소리’가 나지 않을까요.

박성완 증권부 차장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