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대출 사기…'몸통'은 중앙티앤씨
은행 저축은행 등 16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벌어진 3000억원대의 대출 사기는 KT ENS의 협력업체인 중앙티앤씨가 사실상 주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스마트 주변기기 제조 및 유통업체인 중앙티앤씨는 이번 대출 사기에 가담한 KT ENS의 또 다른 협력사 엔에스(NS)쏘울, 아이지일렉콤 등을 비롯한 5개 업체들과 지분 관계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10일 “특수목적법인(SPC)을 주도한 NS쏘울F&S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중앙티앤씨가 이번 대출 사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중앙티앤씨 등 6개 업체는 서로 지분관계를 맺어 사실상 한 회사처럼 움직였다”고 밝혔다. 중앙티앤씨의 최대주주(2012년 말 기준 66.25% 보유)는 서정기 한국스마트산업협회 회장이다.

중앙티앤씨 NS쏘울 아이지일렉콤 등 6개사는 2008년부터 10개의 SPC를 설립해 은행 등에서 사기 대출을 받았다. 이 관계자는 “이들 회사 사이의 지분관계는 3000억원이나 되는 대출금(잔액)의 용처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대출금이 흘러간 경로를 추적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NS쏘울F&S는 설립 1년 만에 자기자본 완전 잠식상태에 빠졌는데도 하나·농협·국민은행은 그동안 3300억원을 대출 한도로 설정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류시훈/김일규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