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 앞을 지나던 시민이 바람에 날아가려는 우산을 잡고 있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 악화 등의 우려로 닛케이225지수는 4% 넘게 하락했다. 도쿄AP연합뉴스
4일 일본 도쿄의 한 증권사 전광판 앞을 지나던 시민이 바람에 날아가려는 우산을 잡고 있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 악화 등의 우려로 닛케이225지수는 4% 넘게 하락했다. 도쿄AP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의 충격파는 일본으로도 전염되고 있다. 놀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일본 엔화 가치가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4일 엔화 가치는 전날보다 1엔 이상 오르며 장중 한때 달러당 100.91엔까지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 선으로 가라앉은 건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엔저(低)’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에 이날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4% 이상 급락하며 14,000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그동안 아베노믹스는 엔화 가치 약세의 덕을 톡톡히 봤다. 수출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도 뚜렷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1500여개 일본 주요 상장기업의 작년 4~12월 영업이익은 평균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엔화 가치가 추가 상승하고 증시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아베노믹스 전반의 구도가 헝클어질 공산이 크다. 오는 4월에는 소비세 증세라는 대형 악재도 대기 중이다. 사이토 유지 크레디 아그리콜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융시장에는 미국의 경기 둔화 불안감을 이겨낼 만한 재료가 없는 상태”라며 “닛케이225지수가 14,000선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