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명 일하는 마도산단, 시내버스 노선 한 개뿐
지난 24일 화성 마도일반산업단지 유통상가 앞. 버스정류장 표지도 없는 이곳에 남양여객 소속 400-4번 일반 시내버스가 기자를 내려놓고 사라졌다. 시계는 오전 10시2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군포역에서 이곳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3시간20여분. 버스에서 함께 내린 남성에게 “여기가 마도산단이 맞느냐”고 물었더니 “안쪽으로 들어가라”는 답이 돌아왔다.

경기 화성시 마도면 일대 64만9000㎡(약 20만평) 부지에 들어선 마도산단은 2000년대 중반 조성됐다. 191개 업체(2012년 말 기준) 근로자 4000여명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 오는 좌석 및 시내버스는 각각 한 개 노선뿐이다. 군포역에서 오는 330-1번 좌석버스, 수원역에서 오는 400-4번 시내버스가 전부였다.

기자는 이날 오전 7시 군포역에 도착해 330-1번 좌석버스를 기다렸다. 경기 버스정보시스템에 출퇴근 시간에는 30분에 한 대꼴로 다닌다고 나와 있었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나중에 확인해보니 이 버스는 오전 5시와 6시 하루 두 차례만 운행하는 노선이었다). 하는 수 없이 군포역에서 수원역까지 전철을 타고 갔다.

오전 9시쯤 수원역에 도착한 기자는 버스정류장에서 30분가량 기다리다 400-4번 버스를 간신히 잡아탔다. 버스는 마도산단 입구까지만 들어갔다. 공단에 있는 기업에 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인쇄기를 만드는 성안기계의 장명환 부장은 “오늘 한 사람이 출근하기로 했다가 교통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입사를 포기했다”며 “급한 대로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퇴근시간에 통근버스를 타려고 잔업을 포기하는 등 부작용이 많아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화성=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