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주요 경영진들을 22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제44차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 총출동시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 나섰다.

SK그룹은 다보스포럼의 단골 참석자로 현재 구속 수감 상태에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회장 대신에 이번 다보스포럼에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정준 SK E&S 사장, 서진우 SK플래닛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4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SK그룹의 3대 주력 성장축인 에너지·화학, ICT, 반도체 분야를 대표한다.

그동안 일부 경영진이 최태원 회장을 수행해 다보스포럼에 간 적은 있었어도 3대 주력사업의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전원 참석한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

SK그룹은 다보스포럼을 단순 사교의 장이 아닌 실질적인 사업기회의 장으로 보고 20년 가까이 포럼에 참석, 비즈니스를 발굴해왔던 경험을 이어가기 위해 이 같은 사절단을 꾸렸다고 전했다.

이들 SK CEO는 다보스포럼 기간에 융·복합화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형 블루오션 사업을 찾아나선다.

사절단의 맏형격인 구자영 부회장은 세계적인 석유화학기업 사빅(SABIC)과 만남을 갖는다.

구 부회장은 22일 사빅의 CEO인 모하메드 알 마디 부회장과 만나 석유화학 부문의 글로벌 공동사업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유정준 사장도 석유, LNG, 셰일가스 등 다양한 에너지 자원과 관련한 세션에 참석, 글로벌 에너지 기업 CEO들과 차세대 에너지 관련 사업 전망을 논의하기로 했다.

서진우 사장은 ICT 및 커머스 관련 기업들과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올해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첫발을 내디딘 박성욱 사장은 포럼 기간에 반도체 관련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SK CEO들이 다보스포럼에 적극적인 이유는 그동안 다보스포럼에서의 교류 및 논의를 통해 글로벌 성과로 연결시킨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도 SK는 각 계열사들을 묶어 대형 플랜트사업을 수주하는 '패키지딜' 및 글로벌 기업들과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파트너링' 사례를 소개했는데 이는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SK플래닛은 터키 도우쉬 그룹과 1억 달러 규모의 공동 펀드를 조성해 전자상거래 분야의 합작법인인 '도우쉬플래닛'을 설립했고 SK C&C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IT서비스기업과 글로벌 IT 서비스 사업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SK 관계자는 "다보스포럼과 같은 국제행사에서는 평소 만나기 힘든 글로벌 기업 경영자는 물론 정계, 학계, 문화계 등의 최고 전문가들을 만나 교류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할 기회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