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별다른 인사 없이 잠잠했다. 전략1팀장인 이상훈 사장이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으로 이동하는 등 변화가 적지 않았던 작년 말 인사와는 대조적이다.

최지성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장을 맡은 지 1년 반이 지난 만큼 변화를 줄 것이란 예상이 없지 않았지만 조직 안정화를 택한 것이다. 최근 본격화한 사업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데다 전자 부문을 중심으로 그룹 외형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할 일이 산적한 상황에서 승진보다는 낮은 자세로 묵묵히 책임을 다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래전략실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승진의 지름길이라는 그룹 내 인식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룹 계열사들이 사업을 조정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하도록 측면 지원하는 역할을 묵묵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기 경영진단을 통해 계열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경영진단팀장인 정현호 부사장은 2010년 12월 승진했다. 김명수 전략2팀장과 육현표 기획팀장은 2011년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팀장은 장충기 사장(미래전략실 차장)과 함께 2010년 말 출범한 미래전략실의 원년 멤버이기도 하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주로 예정된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급 팀장의 이동이 있을 수 있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황이 나빠져 실적이 악화된 화학 계열사 사장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앞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삼성증권도 변화가 없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