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가계금융·복지조사] 전세가 상승으로 순자산도 줄어
전세가 상승 등의 여파로 가구의 평균 순자산(자산-부채)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자산 자체는 늘었지만 부채가 그보다 더 많이 증가한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2억6738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37만원(0.5%) 줄었다. 박경애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가구당 평균 자산은 3억2557만원으로 전년보다 233만원(0.7%) 늘었지만 평균 부채 또한 5818만원으로 368만원(6.8%)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전월세 보증금 상승 등이 부채의 급속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10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가구는 전체의 4.0%였다. 69.7%는 0~3억원 미만의 순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3억원 이상~4억원 미만은 8.7% △4억원 이상~5억원 미만 4.9% △5억원 이상~6억원 미만 3.4% △6억원 이상~7억원 미만 2.3% △7억원 이상~8억원 미만 1.5% △8억원 이상~9억원 미만 1.4% △9억원 이상~10억원 미만 0.9%였다. 전년에 비해 0~3억원 가구의 비중은 0.8%포인트, 10억원 이상 보유 가구 비중은 0.3% 각각 줄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 비율은 66.9%로 전년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5분위(상위 20%)를 제외한 나머지 전 계층에서 부채가 늘었다.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12.3%), 30대(10.3%), 30세 미만(8.6%) 가구가 평균 부채 증가율을 웃돌았다. 특히 전체 가구의 60.7%가 금융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 양극화 현상은 여전히 심각했다. 소득 5분위(상위 20%)의 자산이 전체 가구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3%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들의 평균 자산은 7억5438만원으로 1분위(하위 20%) 자산 1억75만원의 7.5배나 됐다.

지역별로도 자산 규모 차이가 컸다. 가구당 평균 자산이 가장 많은 곳은 서울(4억5253만원)로, 가장 적은 강원(2억3814만원)의 두배 가까이 됐다. 서울에 이어 울산, 경기 가구의 자산이 많았고, 자산이 적은 곳은 전북, 전남 등이었다.

자산 종류별로 보면 금융자산(26.7%, 8700만원)보다 실물자산(73.3%, 2억3856만원)이 월등히 많았다.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전년보다 1.9%포인트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67.8%나 됐다. 박 과장은 “한국인의 돈줄이 여전히 부동산에 묶여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유자금이 생길 경우 부동산에 투자할 의사가 있는 가구주 비율은 전년보다 6.7%포인트 증가한 47.3%였다.

가장 선호하는 자산 운용 방법으론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를 선택한 가구주가 많았다. 금융자산 투자의 주된 목적은 ‘노후 대책’(53.4%)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노후대책을 위해 투자한다고 답한 가구주의 비율은 전년보다 1.0%포인트 줄어든 반면 투자 목적으로 ‘결혼자금 마련’(4.5%)과 ‘사고와 질병 대비’(3.4%)를 꼽은 비율은 각각 0.5%포인트, 0.3%포인트 늘었다.

세종=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