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에게 듣는다] 정책현안 '단호한 화법'…모호한 표현 사라져
지난 3월 취임 직후부터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표출하기 시작하면서다.

우선 경기 상황에 대한 언급이 분명해졌다. 현 부총리는 몇 차례나 “확실한 턴어라운드(반등)” “올해 성장률이 3%에 육박할 것” 등의 자신감 넘치는 표현을 사용했다.

모호한 화법도 달라졌다. 최근 경제장관회의와 간부회의에서 “한국 경제는 벼랑 끝 버스” “일자리와 진검 승부” “경제 살리기에 배수의 진을 쳐야” 등 단호한 표현이 부쩍 늘었다.

국회 국정감사와 상임위에서는 의원들과의 설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실제 현 부총리가 국감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은 “동의하지 않는다”와 “내 생각은 다르다”였다.

기업들이 안일한 태도를 보일 경우 따끔하게 지적하기도 한다. 최근엔 정부의 지원에 안주하는 중소기업을 ‘하룻강아지’에 비유했다. “중소기업도 국내에서 보호에 익숙해지면 하룻강아지 신세를 못 벗어난다”고 꼬집은 것이다.

국회 및 직원들과의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 최근 들어 의원들의 출판기념회에도 스스럼없이 찾아가면서 여야 주요 당직자와 폭넓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매주 월요일에는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면서 통근버스를 이용하고, 보고시간 예약제를 시행하는 등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