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거품론 솔솔…생산비 급증에 경제성 의문
“‘사우디아메리카(미국이 셰일 혁명을 통해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는 과장광고다.”

미국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호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글로벌 에너지 회사인 셸의 피터 보저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6일 대구 세계에너지총회(WEC)에서 “셰일에너지 때문에 세계 원유 및 천연가스 구조가 바뀔 것이라는 주장은 신화 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셰일에너지 생산을 바탕으로 이르면 올해 미국의 에너지 생산량이 러시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셰일에너지에 대한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광구당 생산량이 기존 원유나 천연가스에 비해 빨리 줄어드는 데다 생산비용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셰일에너지 생산이 2017년이나 2018년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지금의 셰일오일 생산량을 유지하는 데만 매년 350억달러(약 37조원)가 들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국내 에너지·석유화학 업체들도 이 같은 전망에 맞춰 발빠르게 대응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우선 2017년부터 매년 20년간 350만t의 셰일가스를 수입하기로 한 한국가스공사는 셰일가스로 인한 단가 인하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장기 에너지 수급 계획을 짜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과점 시장은 그대로인 만큼 현재 시세보다 20% 정도 싼 셰일가스 가격 인하 효과는 단기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 민간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에서 셰일가스 액화사업 계약을 맺은 SK E&S는 현지에서 가스를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수송 단가 등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는 경제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노경목/배석준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