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 22일 오전10시7분

‘우리투자증권 계열 4사’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서 KB금융과 농협금융이 모두 1조1000억원대의 인수가를 제시했다. 반면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가 1조4000억원대의 최고가를 적어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 및 금융권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21일 마감한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의 패키지 인수에 참여한 응찰자들은 이 같은 가격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1조5000억~1조8000억원에는 많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KB지주의 한 사외이사는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이익이 급감하고 있어 1조2000억원 이하가 적정가”라며 “나머지 3개 계열사는 굳이 살 필요성이 없는데도 가져와야 하는 것인 만큼 값을 쳐 줄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어차피 예비입찰인 만큼 가격을 공격적으로 써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파인스트리트는 공격적인 자세를 보여 KB와 농협의 2파전이 될 것으로 관측되던 인수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조짐이다. 파인스트리트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와 일본의 종합금융그룹 오릭스를 끌어들여 ‘한·중·일 합작 투자금융사 모델’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물론 인수자금의 50% 이상은 교직원공제회 건설근로자공제회 새마을금고 등 국내 자본으로 채워 국부유출 논란을 피해갈 계획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인스트리트가 우리투자증권 인수에 성공하면 아시아 대표 투자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현대캐피탈이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와 별도 매각 대상인 우리파이낸셜 예비입찰에 참여한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의외”라며 “자동차 할부금융 점유율이 60%를 웃도는 현대캐피탈이 10% 남짓한 점유율의 우리파이낸셜 인수에 나선 데는 오너일가의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계열 4개사와 우리F&I, 우리파이낸셜에 대한 최종입찰 대상자(쇼트리스트)를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할 방침이다. 또 오는 12월 중순께 본입찰을 진행한 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협의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박신영/하수정/좌동욱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