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3] "직원의 업무 역량 높이려면 연봉보단 성장가능성 제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는 직원들을 탓할 수 있을까. 줄리 게바우어 타워스왓슨 인사관리 총괄사장(사진)의 답은 ‘아니다’이다. 오히려 “회사가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지 못한 점부터 자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직원들의 능력은 ‘회사 하기 나름’이라는 것이다.

게바우어 사장은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직원들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전망이 있다고 느낄 때만 업무에 몰입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는다”며 “기업 인재관리의 핵심은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바우어 사장은 인사·인재관리 영역에서만 25년을 일해온 기업 인재관리 전문가다. 그는 저서 ‘몰입:직원의 잠재력을 여는 위대한 기업의 열쇠’에서 업무 몰입도를 ‘기업의 성공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로 정의했다. 그는 글로벌 인재포럼 마지막 날인 11월7일 그동안 터득한 기업의 인재 활용 비결을 소개할 예정이다.

게바우어 사장은 “직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훌륭한 리더라면 직원들에게 자신이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과 이를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타워스왓슨의 연구에 따르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대다수(98%)가 자신이 기업의 제품·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몰입도가 낮은 직원은 같은 질문에 38%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업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일수록 자신을 ‘회사에서 중요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게바우어 사장은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적절한 성과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기업 평판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외부 투자자들이 평판을 보고 기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것처럼 내부 투자자(직원)들도 기업 평판에 따라 몰입 정도를 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기업이 직원 연봉을 올리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커리어 플랜을 제시하는 데 더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누구나 성장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기에 커리어는 높은 연봉보다도 더 큰 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은 연봉 위주의 단순한 보상을 넘어 전체적인 가치 위주의 직원 보상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려면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도 제시했다. 그는 “고객을 아는 만큼 직원도 잘 알아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며 “CEO나 임원들도 일반 직원과 함께 대화하고 시간을 보내면서 그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통을 통해 각 직원의 재능을 파악한 다음에야 그에게 가장 적절한 업무와 일에 몰입할 영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바우어 사장은 이런 과정을 기업의 재능관리시스템이라고 정의하고 비즈니스 성공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관리와 인재경영이야말로 기업의 전략을 만들어내고 지속시킬 수 있는 유일한 동력”이라며 “리더들은 직원들에게 어떤 가치를 심어주고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