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5년] 수익원 찾아 '회생' 美 월가…저성장 '벽'에 갇힌 韓 금융
2008년 9월15일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5년이 지났다.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인력 감축과 새로운 수익원 발굴로 다시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순이익은 지난 2분기 65억달러로 전년 동기(50억달러)보다 30% 늘었다. 1위 IB인 골드만삭스도 2분기에 19억3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주당 순이익은 3.70달러로 1년 전(1.78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모건스탠리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한 9억80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금융위기로 고사 위기에 내몰렸던 월가가 수익성을 다시 회복한 것은 대규모 인력 감축과 사업 조정 등 비용 절감 노력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미국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대출이 늘어나고 기업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IB 수수료 수익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비해 국내 금융회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날 정도였다. 저성장 구조의 고착화와 각종 규제 강화로 체력이 거의 바닥난 탓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육박하고 구조조정 기업도 늘고 있어 건전성에도 위험 신호가 켜졌다.

전문가들은 미국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금융회사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속단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이달부터 시작될 전망인 데다 신흥국 위기 조짐, 중국 부채 문제, 일본 ‘아베노믹스’ 리스크 등의 변수가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5년 전보다 안전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또 다른 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