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임원들 회동…"케이블·위성 등 유료방송 해지 늘 것" 관측도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서비스 업체 구글이 미국프로풋볼(NFL) '선데이 티켓'의 서비스 권리를 확보하는 방안을 NFL 측과 협상 중이라고 미국 언론매체들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데이 티켓'은 거주 지역에 무관하게 NFL 경기 대부분을 보여 주는 패키지 상품으로, 미국 풋볼 팬들 중 상당수는 거주지역의 방송사나 NBC, ESPN이 중계하지 않는 경기를 보기 위해 이 상품을 이용한다.

TV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플레이스테이션3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이 패키지의 서비스 제공 권리는 디렉TV(DirecTV)라는 위성방송 서비스 업체가 가지고 있으나 계약만료 예정일이 2014년 시즌 종료 시점이어서 구글이 뛰어든 것이다.

디렉TV가 선데이 티켓 패키지를 위해 NFL에 내는 돈은 연간 약 10억 달러(1조1천억원)로 알려졌는데, 구글은 현금 보유액이 480억 달러에 이르므로 중계권료가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NFL은 이날 구글 관계자들과 만난 사실을 확인했으나, 양측 모두 모임에서 어떤 사안을 논의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만약 구글과 NFL의 '선데이 티켓' 계약이 성사된다면, 이는 검색서비스의 절대 강자인 구글이 TV와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수익의 95% 이상을 광고에서 올리는 구글의 'B2B' 비즈니스 모델이 변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기업이 아니라 가입자로부터 돈을 받는 'B2C'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뜻이다.

세계 최대의 비디오 사이트 '유튜브'를 운영해 온 구글이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경우 TV·미디어 업계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케이블·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서비스의 가입자 이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넷플릭스 등에 가입하면 인터넷으로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요금이 비싼 유료TV방송을 해지하는 이용자들이 갈수록 느는 상황에서, 구글까지 미디어 콘텐츠를 확보해 유튜브와 함께 서비스하면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