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기에도 수익…롱쇼트펀드 주목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며 롱쇼트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롱쇼트펀드는 매수를 뜻하는 ‘롱(Long) 전략’과 매도를 뜻하는 ‘쇼트(Short) 전략’을 동시에 활용하는 펀드다.

주가가 저평가돼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되면 매수하고, 주가가 고평가돼 앞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을 미리 빌려서 매도(공매도)하는 전략이다. 일반적인 주식형 펀드는 매수에 초점을 맞춘 ‘롱 온리(Long Only)’ 전략인 데 비해 롱쇼트펀드는 매수·매도(공매도) 전략을 둘 다 사용함으로써 시장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한다. 이를 통해 주가가 상승할 뿐만 아니라 하락할 때도 이익을 추구한다.

○업종 내 고평가종목 공매도, 저평가종목 매수

일반적으로 롱쇼트전략은 같은 업종 안에서 저평가 종목을 매수하고 고평가 종목을 매도하는 ‘페어트레이딩’ 방법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같은 업종에 속해 있다고 해도 비슷한 수준의 주가상승률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각 기업의 실적, 가치, 수급 등 여러 요건에 의해 주가 움직임은 상이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차이를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 페어트레이딩 전략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업종 중 현대차의 상승여력이 높고 상대적으로 기아차는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현대차는 매수(Long)하고 기아차는 공매도(Short)해 그 차익만큼 이익을 추구한다. 방향성을 정확히 맞혀 현대차가 오르고, 기아차가 내린다면 롱쇼트전략을 통해 양방향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동시에 두 종목이 하락한다고 해도 기아차의 쇼트 포지션에서 수익이 발생하므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롱쇼트펀드에는 업종 간 성과 차이를 활용한 매매전략이 활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업종의 종목군이 고평가됐다고 판단되면 그 종목들을 순매도하고, 저평가된 업종의 종목군을 매수하는 등 업종 간 매매차익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시장 방향성 명확하지 않은 시기에 유리


이런 롱쇼트전략은 주가의 등락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시기에 적합하다. 위험을 관리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투자자의 욕구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중위험·중수익 상품 활성화에는 롱쇼트펀드가 자리하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운용 규모 10억원 이상의 롱쇼트펀드 12개에 약 600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약 2700억원이 유출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다만 롱쇼트펀드는 롱쇼트전략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할 경우 롱 포지션과 쇼트 포지션 양쪽에서 ‘양방향’ 손실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운용사 및 펀드매니저의 역량이 중요하다. 즉 롱쇼트펀드 선택에 앞서 해당 펀드의 운용실적(track record)과 매니저의 운용 역량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 보다 현명한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가 하락기에도 수익…롱쇼트펀드 주목
○채권투자+롱쇼트 전략으로 안정적 성과 추구

롱쇼트전략을 쓰는 펀드 중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는 ‘트러스톤 다이나믹 코리아 50’ 펀드다. 트러스톤 다이나믹 코리아 50펀드는 채권에 전체 투자금액의 30% 정도를 투자한다. 나머지는 국내 주식에 롱쇼트전략을 써서 ‘시중금리+알파(α)’ 수익을 추구한다. 국내채권 투자와 국내주식 롱쇼트전략을 함께 활용함으로써 변동성이 낮은 안정적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트러스톤 다이나믹 코리아 50펀드는 주식매수와 차입매도를 동시에 하는 롱쇼트 전략을 통해 시장변동성과 무관한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롱쇼트 전략은 △초과성과가 예상되는 섹터를 매수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섹터를 매도 △사업환경이 비슷하고 가격의 상관관계가 높은 동일 산업에 속한 종목의 전망을 분석해 특정 종목을 매수하고 다른 종목은 파는 페어트레이딩 전략 등을 함께 활용한다.

또 저평가 영역에 있거나 시장환경과 무관하게 장기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종목에 롱 포지션을 구축하는 ‘인핸스드(Enhanced) 전략’도 사용한다.

○2011년 6월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 17%

이런 운용전략을 바탕으로 하락 국면을 방어하고 상승 국면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실현함으로써 2011년 6월 설정 이후 약 17%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9% 하락했다. 다른 헤지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채권 비중을 높이고 주식에 대한 노출 비중을 국면에 맞게 적절히 조절했던 점이 안정적 성과에 기여했다.

더불어 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싱가포르 현지법인 운용자금을 포함해 총 4000억원 이상의 국내주식 롱쇼트펀드를 운용 중이다. 롱쇼트펀드는 운용사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추고 장기 운용실적을 가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또한 이 펀드는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국내주식 롱쇼트전략의 매매차익은 비과세되기 때문에 비슷한 운용 목표를 가진 주가연계증권(ELS)과 해외채권형펀드에 비해 절세효과가 높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민감한 투자자들에게 세금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주가 하락기에도 수익…롱쇼트펀드 주목

수수료는 A형이 선취 판매수수료 1.0%에 총보수 1.13%, 후취형인 B형과 C형은 각각 총보수 1.38%와 2.13%다. B형은 2년 이상 투자할 경우 후취 판매 수수료 1.0%가 면제돼 장기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채권혼합형인 다이나믹코리아30은 1%의 보수를 받는다.

정동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dongryeol.je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