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예고된 사흘(12~14일) 중 첫날을 가까스로 버텼다. 생산 차질을 감수한 기업들과 폭염 속 불편을 마다하지 않은 국민이 절전에 적극 동참한 덕분이다.

1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예비전력(전력 공급-전력 수요)은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피크시간대에 390만~480만㎾를 유지했다. 전날 밤 고장으로 정지한 당진화력발전 3호기(발전용량 50만㎾급)와 이날 오전 한때 가동을 멈춘 서천화력발전 2호기(20만㎾급) 때문에 전력 공급이 60만㎾ 더 줄었지만 기업과 국민의 절전 참여로 예비전력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예비전력이 450만㎾를 웃돌면 안정적으로 평가된다. 조종만 전력거래소 중앙전력수급관제센터장은 “애초 최저 예비전력이 160만㎾로 예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발적 절전만으로 약 200만㎾의 전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전 회원사에 긴급절전 대책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전국 14만 회원사에 긴급절전 참여를 호소하는 공문을 보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LG화학 등 전기를 많이 쓰는 기업들은 자체적인 절전 계획을 세워 동참했다. 에쓰오일은 전력난 해소를 위해 이날부터 울산 정유공장 생산량을 하루 최대 3만배럴까지 줄일 방침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정부가 요청한 3% 절전 감축 목표를 맞추기 위해 탄력적으로 감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돌발 상황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14일에도 예비전력은 400만㎾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