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TV'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특별한 고향방문 "울릉도도 삼성처럼 신경영…'관광천국' 만들자"
‘미스터 TV’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사진)이 고향인 울릉도를 찾았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3리에서 태어나 고교 2학년 때까지 울릉도에서 자란 윤 사장이 최수일 울릉군수의 요청으로 특강을 하러 간 것. 여름휴가를 겸해 떠난 그는 울릉군 공무원들에게 ‘삼성의 신경영’ 정신을 전파했다.

윤 사장은 지난 1일 포항에서 썬플라워호를 타고 울릉도로 갔다. 현지에서 4일까지 3박4일간 여름휴가를 보낸다. 그가 울릉도를 찾은 건 5년 만이다. 삼성전자 임원 10여명도 함께했다.

도착하자마자 울릉군민회관에서 울릉군청 공무원과 주민 100여명을 대상으로 ‘새로움에 대한 기발한 도전’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울릉도가 경제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개발을 해야겠지만 난개발이 아닌 ‘동해 한복판에 있는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곳’이란 특성을 살릴 것을 권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 지역에서 음악회 박물관 등 자기 나름의 특성을 살려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난 사례들을 소개했다.

대표적인 게 중국 베이징 다산쯔(大山子)에 위치한 798예술구다. 이곳은 원래 군수산업 기지로 ‘798’이란 명칭은 한 공장의 번호에서 유래됐다. 1970년대 냉전 때는 경기가 좋았지만 1980년대 냉전이 끝나자 무기공장이 이전하며 급격히 쇠락했다.

그러던 이 지역에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빈 공장을 작품활동 공간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카페 갤러리 등이 들어오며 이곳은 중국의 ‘소호’로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예술특구로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울릉도가 청정지역임을 살려 나물 등 먹거리를 개발하고, 친절한 관광문화를 만들어 관광객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윤 사장은 “지금은 어려운 목표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치면 가능하다”며 “삼성도 20년 전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으로 한마음이 돼 지금 세계 1등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의가 끝난 뒤 참석자들에게 올해 신경영 20주년을 맞아 출간된 ‘이건희 개혁 20년, 또 다른 도전’(김영사) 책 100권을 나눠줬다.

1978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윤 사장은 30년간 TV 사업에 매달린 끝에 2007년 마침내 일본 소니를 제치고 삼성 TV를 글로벌 1위로 끌어올렸다. 2011년부터는 생활가전사업도 맡고 있다. 올 3월엔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됐다.

윤 사장은 예전에 살던 도동3리를 찾아 친지를 만나고, 경로당에 금일봉을 전달했다. 또 2일 독도를 찾아 독도경비대원을 위문하고 어린 시절 꿈꿨던 독도를 답사했다.

5일 업무에 복귀하는 윤 사장은 6일 러시아로 떠나 현지 시장 점검에 나서는 등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간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