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기나긴 0%대 성장에서 벗어난 것은 정부가 상반기 재정지출을 늘리고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해 경기부양에 전력을 다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효과가 본격화하는 올 3분기에는 2분기보다 성장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한 대외경제 악재가 없으면 국내 경기는 '상저 하고'의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할 거란 평가도 나온다.

◇ 정부 선제적 재정집행…성장 견인차
한국은행은 25일 2분기 실질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내놓고 한국 경제가 전기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고 밝혔다.

전기대비로 보면 2011년2분기 0.8% 성장한 이후 8분기 동안 지속된 0%대 성장의 맥을 끊은 것이다.

2분기 성장을 이끈 것은 정부소비와 건설투자로 해석된다.

2분기 정부소비 증가율은 전기대비 2.4%로 1분기(1.2%)의 배나 됐다.

임태옥 한은 지출소득총괄팀 과장은 "1분기 미진했던 재정집행이 2분기로 이월된 효과가 있다"며 "추경 효과도 부분적으로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투자 증가율 역시 1분기 4.4%에 이어 2분기 3.3%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수도권 신도시·지방혁신도시와 함께 발전소·고속도로 등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1분기 0.4% 후퇴했던 민간소비 증가율은 내구재·서비스 소비가 늘며 0.6%로 반등했다.

그러나 2분기 설비투자는 0.7%나 감소해 1분기(2.6%)와 대조를 이뤘다.

김화용 한은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기계류의 내수가 좋지 않고 자동차 등 운송장비의 설비투자가 줄었다"고 말했다.

수출 역시 전기대비 1.5% 늘어나는데 그쳐 1분기(3.0%)에 못 미쳤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5.3%의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다.

내수·수출의 성장기여도는 각각 0.6%포인트로 같았다.

1분기 내수 0.4%포인트, 수출 1.1%에서 수출의 몫이 줄었다.

◇하반기 변수 많다…완연한 경기 회복 불투명
2분기 전기대비 1.1%의 성장률은 여전히 장기추세는 밑돈다.

한국경제는 2001년1분기~2008년2분기 동안 분기 평균 1.2%의 성장세를 보였다.

한은은 현재 3분기 성장률을 전기대비 1.1%, 4분기를 1.0%로 점치고 있다.

대외여건이 점진 개선되고, 추경 편성·기준금리 인하 효과 본격화한다는 게 근거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하반기 추경효과가 본격화되고 부동산 경기·내수까지 살아난다면 내년 초 기존 성장경로로 회귀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반기 성장을 견인한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이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반기 재정정책의 힘이 떨어져도 '세수펑크'로 다른 재원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외경제 역시 불안한 변수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국의 경제 둔화 가능성 등 성장을 끌어내릴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제1수출국인 중국경제의 성장세를 과도하게 높게 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한은의 중국 성장률 전망은 7.8%로 시장의 기대를 훌쩍 웃돈다.

2011년과 2012년에도 한은은 상반기 부진·하반기 개선의 '상저 하고'형 회복세를 점쳤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 등 예상치 못한 대외악재에 결국 경기는 상반기 부진·하반기 추락의 '상저하추'형 곡선을 그렸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 중국 등 대외불안요소에 대한 당국의 위기관리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방현덕 기자 evan@yna.co.krbang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