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현대글로비스가 다음달 중순 국내 해운사로는 처음 북극항로로 화물을 실어 나른다.

18일 해양수산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들 해운사는 북극항로를 통해 유럽 지역의 화물을 국내로 들여오는 시범 운항을 하기로 정부와 합의했다. 구체적인 출항 날짜와 화물 종류 등은 최종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시범 운항 업체 가운데 현대글로비스는 조선 기자재 관련 화물을 운송하기로 했다. 나머지 업체는 에너지 관련 화물 등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이들 해운사와 해수부는 시범 운항을 통해 문제가 없다면 차츰 운항 횟수를 늘려 나간다는 구상이다.

해수부는 이 같은 내용을 25일 열리는 14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 보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1년 1월부터 한국선주협회, 해운사, 학계 전문가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추진했다. 정부는 시범 운항에 나서는 선사들에 항만 이용료를 감면해주거나 러시아 쇄빙선을 최저 요금으로 이용하도록 지원했다.

해운업계도 당장은 적자를 보더라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적극적으로 북극항로를 개척한다는 입장이다. 당초 STX팬오션도 이번 시범 운항에 참여하려 했지만 경영 사정 악화로 포기했다. 대신 현대글로비스가 참여하기로 했다.

북극항로는 러시아 동쪽 베링해협을 지나 북쪽 북극해를 지나가는 항로를 말한다. 부산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거리는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1만3000㎞, 수에즈운하 항로를 이용하면 2만㎞여서 선박 운항 거리를 30%(7000㎞) 단축할 수 있다. 40일 걸리는 운항 기간도 30일로 줄어든다.

북극항로는 급속한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 얼음이 줄어들면서 주목돼 왔다. 올해는 7~10월 뱃길이 열린다. 북극항로를 이용한 선박 운항 횟수는 2011년 34회에서 지난해 46회로 늘었다. 물동량도 82만에서 126만으로 46.5% 늘었다. 전문가들은 2030년 이후 북극항로를 상업적으로 활발히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종=김우섭/김대훈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