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채권값 폭락…투자자 '패닉'
미국과 일본 채권시장에서 투매 현상이 벌어지고 한국의 채권 금리도 급등(채권가격 급락)했다. 이 탓에 해외 채권형 펀드의 단기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채권 투자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0.11%포인트 급등한 연 2.75%, 5년물 금리는 0.12%포인트 오른 연 2.85%로 마감했다.

이날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사상 최대치인 4만2295계약을 순매도, 금리 급등을 주도했다. 현물로 치면 4조원어치 넘게 순매도한 셈이다. 국채선물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원 오른 달러당 1132원90전을 기록했다.

김형기 산은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와 이로 인한 금리 상승은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난주 벤 버냉키 중앙은행(Fed) 의장이 경기부양을 위한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한 이후 ‘양적완화 출구 전략’ 우려가 확산되며 채권시장 내 불안 심리가 팽배해진 상태다. 28일(현지시간)에는 미국 국채 2년물 경매 응찰률이 201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3.04배에 머무는 등 채권 수요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0.15%포인트 폭등하며 투매 현상이 빚어졌다.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低)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면서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다. 엔화의 추가 약세를 노린 일본 국채 공매도 세력까지 가세하면서 일본 채권 금리 상승폭이 더 커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지난 27일 0.07%포인트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0.03%포인트 오른 연 0.93%로 마감했다. 이달 초(연 0.60%) 대비 0.33%포인트 올랐다. 글로벌 금리 급등으로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지난 1주일 평균 -0.57%, 1개월 평균 -0.40%를 기록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채권 금리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환매를 늘리면 수익률이 추가 급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뉴욕=유창재 특파원 mustafa@hankyung.com